드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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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즐겨보던 로맨스 장르 웹소설들이 싫증 날 무렵, 공간의 차원을 뛰어넘는 웹소설을 발견했다. 내 눈에 띈 웹소설 <드라마입니까>는 '내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라면?', '내가 쓴 이야기 속 주인공을 만난다면?'과 같은 가정법을 구체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고3 수험생 김민아는 드라마 [뷰티풀 내 인생] 본방송 사수 직전에 엄마 심부름을 하러 가다가 낯선 카페 하나를 발견한다. 심부름도 잊고 이끌리듯 들어선 카페 안에서 김민아는 드라마 [뷰티풀 내 인생]의 조연 배우 이수연을 만난다. 김민아는 이수연을 보고 알은체하지만, 이수연은 당황한다.

자신은 이수연이 아니라 나희정이기 때문이다. 나희정은 이수연이 드라마 [뷰티풀 내 인생]에서 맡은 배역의 이름이다. 자신은 이수연이 아니라 나희정이라고 재차 강조하는 여자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김민아와 자신을 아는 듯한 여고생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나희정.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미지: Mohammad Jangda, Flickr

프랑스의 문학가 드니 디드로가 주창한 '제4의 벽(Fourth wall)'은 연극에서 객석을 향한 가상의 벽이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무대는 하나의 방이며, 무대의 한쪽 벽은 관객들을 위해 제거된다.

웹소설 속에서 무대와 관객 사이에 놓인 벽은 '네 번째 벽'이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이다. 카페 '네 번째 벽'은 웹소설 <드라마입니까>의 현실과, 웹소설 속 드라마 [뷰티풀 내 인생]의 공간을 이어주는 동시에 나눈다.

<드라마입니까>의 무대 안과 밖, 양쪽 세계는 서로를 거울상처럼 모방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 [뷰티풀 내 인생]의 작가 성현이와 여주인공 나희정은 도플갱어이며, 둘 사이에 평행이론이 성립한다.

성현이는 은연중에 자신의 모습을 나희정 캐릭터에 투영했다. 조연 신세였던 나희정처럼 성현이도 [뷰티풀 내 인생]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인생에서 주연으로 올라선다. 드라마 안에서 나희정이 민태혁과 사랑을 시작하는 것과 평행하게, 드라마 종영 후에 성현이도 이승훈 피디와의 러브라인이 생기면서 비로소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작용한 힘에는 그만큼의 반작용이  생긴다."

49회 中 - 나철수와 성수호가 똑같이 한 말을 곱씹는 김민아 曰.

이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성현이와 나희정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드라마 주인공에게는 조물주 같은 성현이와 무대 위에 선 배우와도 같은 나희정이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서로를 끊임없이 끌어당긴다.

그 결과 양쪽 세상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나희정은 환각증세를 보이는 한편, 성현이는 대본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는 나희정이 대본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자의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나희정 자신의 선택이 성현이의 의지에 제동을 건다.  

"컵이 움직인 원인은 결국 둘 중 하나인 거예요. 이 손이 밀었거나, 아니면 손잡이를 잡은 손이 컵을 당겼거나."

89회 中 - 성현이가 나희정을 마지막으로 만날 때 건넨 말.

최선이자 최고였던 결말은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카페 ‘네 번째 벽’을 처음 발견한 여고생 김민아는 드라마 [뷰티풀 내 인생]이 종영한 이후에 성현이의 제안을 듣고 [뷰티풀 내 인생]의 외전을 쓴다.

외전의 이야기는 나희정과 민태혁이 결혼해서 아이까지 갖는 행복을 누린다는 내용으로 끝나지만, 웹소설 <드라마입니까>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 종영 후에 사라졌던 카페 '네 번째 벽'이 김민아의 앞에 또다시 나타난다.

김민아는 유리문을 통과했던 이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나무문을 지나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는 맞은편에 있는 유리문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카페 안에 있던 누군가에게 자신을 아냐고 묻는다. 김민아가 말을 건넨 그 누군가는 독자들을 지칭한다.

여기서 끝을 맺은 <드라마입니까>를 보고 무릎을 탁 쳤다. 이보다 더 좋은 결말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실과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엔딩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현실인 줄 알았던 세상도 사실 작품 속 세상이었다는 결말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드라마입니까>는 여느 네이버 '오늘의 웹소설'처럼 천편일률적인 문체를 사용했다. 익히 봐온 문체인지라 다소 단조롭고 지루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문제는 작가가 전개를 신경 쓰느라 문체나 문맥에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었다. '~할 때'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할 적에'라는 표현이 골백번도 더 나왔고, 그 다음으로 많이 보였던 단어는 '부닥치다'였다. 다른 단어로 치환할 수 있는 단어들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잦게 쓴다면 흐름을 깬다고 생각하는 '~터였다.'나 '~하는 것이다.'라는 서술어가 재차 사용됐다. 똑같은 서술어가 연달아 등장하는 바람에 <드라마입니까>를 읽으면서 흐름이 자주 깨졌다. 

웹소설에서는 문학 수준의 어휘력이나 문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웹소설은 '스낵컬처(snack culture)'이므로 오히려 쉽게 읽히는 글이어야 한다.

하지만 쉬운 문체임에도 잘 읽히지 않는 웹소설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흐름이 매끄럽지 못할 정도로 필력이 달리는 웹소설은 아무리 흥미로운 소재의 글이라도 매력이 반감되기 마련이다. 이런 잣대에 근거해, <드라마입니까>의 미흡한 문장력과 부족한 어휘력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드라마 와 비교하는 댓글이 초반 회차에서 많이 보였다. 드라마 의 여자주인공이 웹툰과 현실을 넘나든다는 설정과 <드라마입니까>에서 인물들이 드라마와 현실을 오가는 설정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두 콘텐츠는 설정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됐다. 드라마 는 실종한 아버지의 행방을 밝히고 사랑을 좇는 과정을 보여주었지만, <드라마입니까>는 조연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진정한 자아를 찾는 여정을 그렸다.

네이버의 '오늘의 웹소설'에서 <드라마입니까>를 퓨전에 분류해놓았다. 내가 보기에는 판타지 장르인데 퓨전이라고 구분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서 '퓨전'의 정의를 찾아봤다.

'퓨전(Fusion)'은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것을 섞어 새롭게 만든 것이라고 한다. 퓨전의 정의를 알고 나서야 <드라마입니까>가 퓨전 장르에 속한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드라마입니까>가 서로 다른 두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펼쳐진다는 점 때문에 퓨전 장르에 속하게 된 것 같다. 내 마음속에 언제나 네이버 웹소설의 '퓨전' 장르에 대한 물음표가 붙어있었는데, <드라마입니까> 덕분에 퓨전 장르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됐다. 

드라마 안팎에서 오가는 전개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워낙 플롯이 촘촘해서 헷갈릴 일이 없다.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흠이 있긴 하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그 흡입력 때문에 위에서 지적한 흠 따위는 망각하고 말 것이다. 

여느 웹소설과 달리 주인공이 없어서 독특했고, 주어진 운명을 개척하는 인물의 성장기가 매력적인 웹소설이다. 퓨전 성장물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읽어 보기를 권한다!

내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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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중독자 난나나솨입니다. :D 입에 발린 리뷰 No, 적나라한 리뷰 Yes. blog.naver.com/sak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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